글밭/시(詩)를 찾아서[1]

애인-장석주 시인의 시(詩)

꿈꾸는 초록강 2009. 10. 24. 17:15

 

     애인-장석주 詩人

 

 

누가 지금

문 밖에서 울고 있는가.

인적 뜸한 산 언덕 외로운 묘비처럼

누가 지금

쓸쓸히 돌아서서 울고 있는가.

 

그대 꿈은

처음 만난 남자와

오누이처럼 늙어 한 세상 동행하는 것

작고 소박한 꿈이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한번 엇갈리면 다시 만날 수 없는 것

메마른 바위를 스쳐간

그대 고운 바람결

그대 울며 어디를 가고 있는가.

 

내 빈 가슴에 한 등 타오르는 추억만 걸어놓고

슬픈 날들과 기쁜 때를 지나서

어느 먼 산마을 보랏빛 저녁

외롭고 황홀한 불빛으로 켜지는가. 

 


글의 출처: 아침에 시를 줍다, 한우진·조현석 엮음, book in,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