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움에 대하여 3 -
그리움- 김영석
Photo - S. Fabric
한 사람을 그리워 한다는 것은
갈꽃이 바람에게
애타게 몸 비비는 일이다
저물녘 강믈이
풀뿌리를 잡으며 놓치며
속울음으로 애잔히 흐르는 일이다
정녕 누구를 그리워하는 것은
산등성이 위의 잔설이
여윈 제 몸의 안간힘으로
안타까이 햇살에 반짝이는 일이다
Photo - S.Fabric
고은 시인의 '詩에 붙이는 글'
요즘 2,30대 시인들의 상당한 부분이 자기 최면을 거는 내면의 유희 또는
현학 취미가 두루 걱정이 될 때 이렇게 그리움 하나를 그 진부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의젓하게 그리고 충실하게 그려낼 수 있는 힘은 실로 놀랍다. 시
다운 시(詩)이고 노래다운 노래다. 시가 감정에 푹 빠져 버리지 않고 감정
의 곁을 맴들지 않으면서 그 안창의 감동을 이끌어 내기란 쉽지 않다. 오래
기억될 작품인즉 입 안에 외워 속삭이고 싶다.
자료출처 : 중앙일보 '시(詩)가 있는 아침' 1999년 11월5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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