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밭/시(詩)를 찾아서[1]

그리움에 대하여3 - 김영석시인의 그리움

꿈꾸는 초록강 2009. 1. 9. 11:33

  - 그리움에 대하여 3 -

그리움- 김영석

 

 Photo - S. Fabric

 

 한 사람을 그리워 한다는 것은

갈꽃이 바람에게

애타게 몸 비비는 일이다

저물녘 강믈이

풀뿌리를 잡으며 놓치며

속울음으로 애잔히 흐르는 일이다

정녕 누구를 그리워하는 것은

산등성이 위의 잔설이

여윈 제 몸의 안간힘으로

안타까이 햇살에 반짝이는 일이다

 

Photo - S.Fabric

 

 고은 시인의 '詩에 붙이는 글'

 

요즘 2,30대 시인들의 상당한 부분이 자기 최면을 거는 내면의 유희 또는

현학 취미가 두루 걱정이 될 때 이렇게 그리움 하나를 그 진부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의젓하게 그리고 충실하게 그려낼 수 있는 힘은 실로 놀랍다. 시

다운 시(詩)이고 노래다운 노래다. 시가 감정에 푹 빠져 버리지 않고 감정

 의 곁을 맴들지 않으면서 그 안창의 감동을 이끌어 내기란 쉽지 않다. 오래

기억될 작품인즉 입 안에 외워 속삭이고 싶다.

 

자료출처 : 중앙일보 '시(詩)가 있는 아침' 1999년 11월5일 게재

 

 

 

12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