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길 떠나며-법정
이 봄에 나는 또 길을 찾아 나서야 겠다. 이곳에 옮겨 와 살 만큼 살았으니 이제는 새로운 자리로 옮겨 볼 생각이다. 수행자가 한 곳에 오래 머물면 안일과 타성의 늪에 갇혀 시들게 된다. 다시 또 서툴게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영원한 아마추어로서 새 길을 가고 싶다.
묵은 것을 버리지 않고는 새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미 알려진 것들에서 자유로워져야 새로운 것을 찾아낼 수 있다. 내 자신만이 내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 그 누구도 내 삶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
나는 보다 더 단순하고 소박하게, 그리고 없는 듯이 살고 싶다. 나는 아무것도, 그 어떤 사람도 되고 싶지 않다. 그저 나 자신이고 싶다.
나는 내 삶을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그 누구도 닮지 않으면서 내 식대로 살고자 한다.
자기 식대로 살려면 투철한 개인의 질서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 질서에는 게으르지 않음과 검소함과 단순함과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음도 포함된다.
그리고 때로는 높이높이 솟아오르고 때로는 깊이깊이 잠기는 그 같은 삶의 리듬도 뒤따라야 한다.
* 글의 출처: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법정 지음, 조화로운 삶,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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