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김영무 시인의 詩
둥근 어깨며 겨드랑이
가지끝 실핏줄까지
청산리 자작나무는 왜 홀랑 드러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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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송이 펄펄 꽃처럼 날리는 한밤중
춤출 수 없는 몸이라면 차라리
꼿꼿이 서서 얼어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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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질 듯한 하늘
찬바람 등등한 서슬에
낮달이 썩썩 낫을 가는 속수무책의 대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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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먹고 숨죽인 봄 유혹하려면
어쩌란 말이냐
무등산 겨울나무는 알몸의
신부가 되는 수밖에.
겨울나무 / 김영무
사람들이 옷을 껴입는 겨울에
왜 나무들은 옷을 벗을까
둥근 어깨며 겨드랑이
가지끝 실핏줄까지
청산리 자작나무는 왜 홀랑 드러내는가
눈송이 펄펄 꽃처럼 날리는 한밤중
춤출 수 없는 몸이라면 차라리
꼿꼿이 서서 얼어죽겠다?
깨질 듯한 하늘
찬바람 등등한 서슬에
낮달이 썩썩 낫을 가는 속수무책의 대낮,
검먹고 숨죽인 봄햇살 유혹하려면
어쩌란 말이냐
무등산 겨울나무는 알몸의
신부가 되는 수밖에.
-<겨울나무> 전문
출처: 『나무가 말하였네」고규홍 엮음, 마음산책,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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