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밭/시(詩)를 찾아서[1]

관세음상에게- 박희진시인의 시(詩)

꿈꾸는 초록강 2009. 4. 27. 13:48

 

觀世音像에게- 박희진(朴喜璡) 

 

 

 

石蓮이라

시들 수도 없는 꽃잎을 밟으시고

환히 이승의 시간을 초월하신 당신이옵기

아 이렇게 가까우면서

아슬히 먼 자리에 계심이여

 

어느 바다 물결이

다만 당신의 발 밑에라도 찰락이겠나이까

또 어느 바람결이

그 가비연 당신의 옷자락을 스치이겠나이까

 

자보름하게 감으신 눈을

이젠 뜨실 수도 벙으러질 듯

오므린 입가의 가는 웃음결도

이젠 영 사라질 수 없으리니

그것이 그대로 한 永遠인 까닭이로라

 

해의 마음과

꽃의 훈향을 지니셨고녀

항시 틔어 오는 영혼의 거울 속에

뭇 성신의 운행을 들으시며 그윽한 당신

아 꿈처럼 흐르는 구슬줄을

사붓이 드옵신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으시고.....

 

 

당신 앞에선 말을 잃습니다.

美란 사람을 절망케 하는 것

이제 마음놓고 죽어 가는 사람처럼

절로 쉬어지는 한숨이 있을 따름입니다

 

觀世音菩薩

당신의 모습을 저만치 보노라면

어느 명공의 솜씨인고 하는 건 통

떠오르지 않습니다

 

다만 어리석게 허나 간절히 바라게 되는 것은

저도 그처럼 당신을 기리는 단 한 편의

完美한 詩를 쓰고 싶은 것입니다 구구절절이

당신의 지극히 높으신 덕과 고요와 평화와

美가 어리어서 한 궁필의 무게를 지니도록

그리하여 저의 하찮은 이름 석자를 붙이기엔

너무도 아득하게 영묘한 詩를

 

 

 

 

   

 

 

 

<자료출처 >

 시 : 꿈꾸는 빛바다, 박희진 , 고려원 ,  1986

 사진 : Lotus Flower Images by Bahman Farzad 

 

 Posted by namhanriver/ 27.04.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