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한강
- 지구 끝 동네로 이사 간 친구를 위해-
히야~ 나팔꽃 핀 것 올 여름에 처음 보았어요.
게으름뱅이어서 요즘 새벽 산책을 별로 안한 탓에....
잠이 덜깼는지, 추석의 피로 때문인지 실수를 해서 사진이 좀 그래요.
하지만 그냥 보아 주세요. 한강변에 핀 꽃이니까요.ㅎㅎ~
저의 새벽 산책로는 주로 반포고수부지랍니다.
구반포아파트와 4호선 동작역 사이에 산책로가 있어요.
아카시아와 벚나무 가로수가 빽빽하게 둘러 싸여 있어서 낮에도 어둡지요.
봄이면 아카시아 향기가 주변 아파트까지 날아와 황홀하지요.
십년을 넘게 그 길을 함께 걸었고
한강변에서 아침 운동도 함께 한 친구들이 있었답니다.
올 봄에 두 친구 모두 아주 멀리 떠났어요.
인터넷이나 제대로 연결되는지 모르지만 편지로 보낸 친구의
한강을 그리는 간절한 마음이 저의 발길을 한강으로 이끌었습니다.
오랫동안 한강을 찾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한강 산책을 다시 시작했답니다.
20여년 전부터 한강 가까이에 살았어요.
가장 신났던 때는 1988년 9월 중순경 올림픽 성화가
우리 동네를 지날 때 였어요.
그 때 주변 아파트 사람들이 모두 나가서
고속터미널로 이어지는 도로변에서
조그만 태극기를 흔들며 와~아아!! 소리치며 기뻐했는데....
억새밭이 있었어요. 아직은 억새가 활짝 피지를 않았어요.
매일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해봐야 겠네요.
활짝펴서 바람에 하느적 하느적 흔들리면 참 멋질텐데......
여의도 방면 고수부지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이 다리를 건너
반포고수부지로 진입합니다. 오늘은 추석연휴가 이어지는 날이어서
쉬는 직장이 많은가 봅니다. 자전거타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어요.
이 꼬마 강아지는 우리 강아지 별이예요.
오랜만에 한강에 와서 그런지 감개무량한 표정입니다.
구절초인가요? 예쁜 보라색이었는데 빛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흰꽃이 되어버렸군요. 그냥 봐주세요. 한강변 꽃이니까....ㅎㅎ
오늘따라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이 아저씨는 낚싯대 하나 드리우고 하염없이 먼 곳을 바라보고 계시네요.
두고 온 고향을 그리워 하실까요?
서울 한강에 오면 남한강이 그립고 남한강에선 서울 한강이 그립고....
저는 항상 이런데 먼 나라에 간 친구는 한강이 얼마나 그리울까요.
매일 아침 보던 강인데........
옆에 있는 시멘트 산은 서울 시민들의 수돗물 개선을 위한
무슨 공사중이라는데 참 보기가 거북했어요. 올 12월에 공사가 끝난답니다.
앞 사진의 아저씨께서 바라보고 계신 방향에는 동작대교가 보입니다.
석양이 질 때 참 아름다운데 아침엔 평범해 보이네요.
모터보트 선착장이예요.
물새 몇 마리가 날아다녔는데 줌인하는 순간 모두 도망갔어요.
멀리 유람선 선착장과 유람선이 보입니다.
가까이 갈려면 좀 걸어야 되는데 저, 오늘 너무 피곤해서
그냥 요 부근에서만 뱅뱅 돌려구요.
오랜만에 우리 별이 사진을 찍어주고 싶었는데
너무 싫어하는 거예요. 별이가 사진 찍는 걸 싫어하는 것은
몇년동안 강아지 옷 모델을 했기 때문이랍니다.
사진촬영이라면 아주 지겨워서 고개를 홱~ 돌려버려요.
그리고 이내 슬픈 표정이 된답니다.
나는 강아지다. 왜 나를 사람 취급하냐고.....
요즘 가물어서 물이 줄었나요.
예전에는 물가에 돌이 들어난 것을 못 보았거든요.
신기해서 찍어봤어요. 오늘은 여기까지랍니다.
충전을 안해서 배터리가 수명이 다 되었다고 난리예요.
일기쓰듯이 자주 올리겠습니다.
이웃에 프랑스 친구들이 사는데 한국이 정말 좋고
한강이 너무 아름답다고 만날 때마다
'한강 같이 가자, 한강 같이 가자"라고 조릅니다.
한국어를 어디서 배웠는지 매일 반말입니다.
그래도 남의 나라와서 씩씩하게 잘 살고
어렵다는 한국어 배워서
의사소통 잘 하는것 보면 정말 신기해요.
한국어 몰입교육 받았나봐요.
다음에 만나면 꼭 물어 볼게요.
Posted by namhanriver 200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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