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밭/시(詩)를 찾아서[1]

내 마음은- 김동명 시인의 시(詩)

꿈꾸는 초록강 2009. 10. 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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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김동명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불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가리다

 글의 출처: 한국현대시해설, 김현승 지음, 관동출판사,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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