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밭/시(詩)를 찾아서[1]

영원한 목마름의 노래- 이창윤시인의 대서양

꿈꾸는 초록강 2009. 2. 12. 09:37

 

대서양 - 이창윤

 

  

당신은 해안선이 되고 싶다

밀려오는 바다의 허리를

안아도 또 안아도

가슴 한구석이 늘 비어있는

해안선이 되고 싶다

그리고 당신은 또

몸을 열어젖히고

비스듬히 누워서

아름다운 여인을 잉태하는

젊은 어머니가 되고 싶다

탄탄한 피부 위에

노란 솜털을

햇빛에 반짝이고 싶다

 

바람은 여전히

바다 쪽에서 불어와서

세월이 가고

또 다른 세월이 바람에

펄럭이며, 펄럭이며 가고난 다음

반백의 이 동양인에게도

무엇이 되고 싶은가

한번쯤 물어봐다오

풀먹인 흰 옷을 갈아입고

느끼는 한점의 추위로

갈매기는 높이 떠서

늘 같은 목소리로 울고 있다

아직도 서먹서먹한

이방어로 울고 있다

 

그러나 당신은 진정

해안선이 되고 싶다

가슴 한 자락을

늘 바닷물에 적시고 있는

해안선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영원한 바다의

영원한 목마름이 되고 싶다.

 

 

  

 

        창윤시인  

 

 

 이창윤 시인은 경북 대구 출생. 1964년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66년 [현대문학]추천 완료로 등단. Maternal-Fatal Medicine 특수

 전문의,미시간 주립대학 의과대학 교수역임. 시집으로 <잎새들의 해

 안><강물은 멀리서 흘러도><다시 쓰는 봄편지>등이 있으며, 해외

 문학상, 가산문학상, 미주시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자료출처 : 강물은 멀리서 흘러도, 이창윤, 한국예술사, 1990

               보스톤 코리아 2008년 5월2일 

 

 

   Posted by 남한강.11.02.2009   namhanriversid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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