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 이창윤
당신은 해안선이 되고 싶다
밀려오는 바다의 허리를
안아도 또 안아도
가슴 한구석이 늘 비어있는
해안선이 되고 싶다
그리고 당신은 또
몸을 열어젖히고
비스듬히 누워서
아름다운 여인을 잉태하는
젊은 어머니가 되고 싶다
탄탄한 피부 위에
노란 솜털을
햇빛에 반짝이고 싶다
바람은 여전히
바다 쪽에서 불어와서
세월이 가고
또 다른 세월이 바람에
펄럭이며, 펄럭이며 가고난 다음
반백의 이 동양인에게도
무엇이 되고 싶은가
한번쯤 물어봐다오
풀먹인 흰 옷을 갈아입고
느끼는 한점의 추위로
갈매기는 높이 떠서
늘 같은 목소리로 울고 있다
아직도 서먹서먹한
이방어로 울고 있다
그러나 당신은 진정
해안선이 되고 싶다
가슴 한 자락을
늘 바닷물에 적시고 있는
해안선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영원한 바다의
영원한 목마름이 되고 싶다.
이창윤시인
이창윤 시인은 경북 대구 출생. 1964년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66년 [현대문학]추천 완료로 등단. Maternal-Fatal Medicine 특수
전문의,미시간 주립대학 의과대학 교수역임. 시집으로 <잎새들의 해
안><강물은 멀리서 흘러도><다시 쓰는 봄편지>등이 있으며, 해외
문학상, 가산문학상, 미주시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자료출처 : 강물은 멀리서 흘러도, 이창윤, 한국예술사, 1990
보스톤 코리아 2008년 5월2일
Posted by 남한강.11.02.2009 namhanriversid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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