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에 대하여-울프 포샤르트의 <외로움의 즐거움>중에서
외로움 또는 홀로 있음에 대하여
-울프 포샤르트의 [외로움의 즐거움]중에서-
누구나 외로움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순간이 있다.
처음으로 외로웠을 때, 그 느낌이 어땠을까?
외로움은 고립과는 다른 것이며, 존재의 평온함, 행복, 평화를 의미할 수 있다.
외로움은 사람이 자신의 상황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즉 세상으로부터
고립 또는 내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상태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를, 반영하
여 보여주는 것이다.
외로움을 만들어내는 것은 특히 그리움이다. 그리움은 그리움이 완전히 빌
때까지 그리움에 중독 된 사람에게 주입하는 앰플과 같은 기능을 한다. 그리
움이 모두 소모되는 것은 매우 빠르며 통제되지 않는다. 그것은 감정을 어둡
게 한다. 그리움에 의한 도취감은 중독성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배려심이 없
게 한다. 자유롭고 구속받지 않게 지내겠다는 결심 속에서 극도의 부자유를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다.
타인과의 가까운 관계가 반드시 타인으로부터 떨어져 혼자 있는 것과 대립
적인 것은 아니다. 혼자있는 시간도 반드시 필요하다.
외로움은 정신적인 상태이다.
혼자 있으면서도 외롭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동물들의 어린 새끼들이 어미의 따스한 품안에서 성장하듯이 인간도 신체
접촉이 몸과 마음을 키운다. 신체접축이 없으면 인간은 죽는다. 그러나 지
금 홀로 있어도 누군가가 다시 자신을 쓰다듬어 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
고 있는 사람은 신체접촉이 없어도 신뢰감을 갖고 살아갈 수 있다.
쉬는 시간에 혼자 있는 아이의 모습처럼 마음 아픈 장면도 드물다. 시끄럽게
뛰어노는 학급의 아이들 사이에서 그 아이는 아무런 말도 없이 혼자서 가만
히 서 있다. 즐겁게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 아이는 건조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 아이는 공동체의 일부분이 되는 것을 포기했다. 그것은 이미 결
론 지어진 일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그 아이는 설명할 수가 없다. 그 아이
는 같은 반의 다른 아이들보다 좀더 진지하고 성숙하고 슬퍼 보인다.
심리학자들은 어린 시절이나 청소년기에 경험했던 슬픈 드라마를 극복하지 못
하고 무너짐으로써 대부분 불행한 외톨이가 된다는 점에 있어서 일치된 의견을
보인다. 엄마의 배를 떠나는 숨간부터 부모님의 집에서 최종적으로 독립할 때
까지 한 아이는 헤어지는 순간과 버려지는 순간을 수 없이 많이 경험하게 된다.
그러한 순간은 청소년들의 심리적 안정에 계속해서 부담을 지우게 되거나 또는
그것을 점점 잘 통제하게 되고 상대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외로움은 슬프다. 모든 것을 혼자 알아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혼자인 여성은
자기 자신, 자신의 생각 두려움과 혼자 남겨져 있다는 위협적인 감정을 견디
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잉게보르크 바하만은 외로움을 창조성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했다.
외로움은 몸안에서 서서히 퍼지는 독과 같다. 처음에는 집중의 순간처럼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는다. 외로움은 외롭지 않은 상태를 위해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든다.
그러나 외로움이 지속될수록 외롭지 않은 상태에 대한 전망에 의해 외로움의 순간
이 결정될 가능성은 점점 더 작아진다. 외로움은 더 이상 존재의 전주곡이 아니라
본질이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혼자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과의 대면과 자신의 외로운
면을 대하는 것을 기피하기 떄문이다. 그러나 혼자 있을 때 갖게 되는 슬픈 감정
은 전혀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그 상황을 삶의 일부로 이해하게
되고, 그것을 통해 자기 자신과 감정세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매우
가치있는 일부로 이해하게 되면, 외로움을 다른 형태로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외로움을 비생산적인 힘보다는 강하게 하는 힘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 혼자 있을 때 나는 생각하는 것을 즐기고, 내가 원하는 방식 그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한다. 그것은 매우 좋은 느낌이다"
이러한 느낌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쉽게 사귈 수 있다. 왜냐하면 이런
느낌이사람들을 자석처럼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외로움의 끝은 사랑이다. 사랑은 인간이라는 존재에게 있어서 가장 달콤한
비밀이다. 파라다이스, 이는 그 어떤 인위적인 것으로 대체될 수 없다. 외로
움을 견뎌내는 사람만이 사랑도 할 수 있다.
<외로움의 즐거움>의 저자 울프 포샤르트 Ulf Poschardt (1967~)는
1967년 독일에서 출생하였다. <쥐트도이체 차이퉁>지의 주필과 주간지
<벨트 암 존탁>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역임했다. 철학박사이며, 지
은 책으로는 <DJ 컬쳐Culture>< 적응하기><쿨Cool><스포츠카에 대
해><우아함의 계보학>등이 있다.
울프 포샤르트는 일상적인 수준과 철학적인 차원에서 볼 수 있는 외로
움의 다양한 형태를 본 저서에서 설명하고 있다.
글의 출처 :외로움의 즐거움, 울프 포샤르트,한얼미디어,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