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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추억-헤르만 헤세
꿈꾸는 초록강
2009. 10. 2. 08:04
어머님의 추억
헤르만 헤세(Herman Hesse 1877-1962)
오래오래, 나는 먼지에 뒤덮인
백일하(百日下)의 길을 걸었습니다.
어머님의 모습도 다 잊어 버리고
내 홀로의 힘만을 믿고서요.
이제 나는 바라던 것에 실망을 하고
타향에서 휴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옛 생각이 간절하여지고
추억의 향기 속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완전히 버림을 받고
우울한 심경에 잠겨 있을 때에
어머님 모습이 떠오르며
잃어 버린 낙원의 소식을 전하여 주십니다.
내가 신을 저버린 일도
어머님은 벌써 용서해 주셨습니다.
암흑의 깊은 골짜기로부터 나는
결국 어머님께로 돌아가고야 말 것입니다.
글의 출처: 엄마, 어머니, 어머님, 김영채 엮음, 삼일서적,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