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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얼마나 힘드셨을까- 인생길

꿈꾸는 초록강 2008. 10. 28. 13:53

인생길

- Los camins de la vida -

아르헨티나 가수의 노래 

 

illustration by 東逸子

 

인생길, 내가 바라던,

내가 꿈꾸던 삶이 아니야.

버티기조차 힘들고, 걷기가 힘들어

출구도 찾지 못했어.

 

꿈꾸던 삶과 너무 달라

옛날처럼 모든게 그저 쉬울줄만 알았는데

우리 어머니는 얼마나 힘드셨을까

어린 나에게 필요한 모든걸 주기위해

나는 지금에야 그걸 깨달아.

 

그래서 우리 어머니는 그렇게 지치셨구나

나와 내 형제들을 위해 일하시느라

지금 간절히 어머니를 도와 드리고 싶다.

그녀를 위해, 끝까지 그녀를 위해

죽을 때까지 싸울거다.

그리고 그녀를 위해

자살하지도 않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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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2월 23일 아르헨티나의 로드리게스 사아 임시 대통령은

 1천3백20억 달러에 이르는 대외 채무 상환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엄은 사상 최대 규모로 1998년 러시아의

 4백억 달러의 약 3배를 넘어선 액수였다. 어마어마한 대외 채무상환을

 중단해 모라토리엄(국가부도)를 선언한 이후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생활고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고 생활고가 심해지며 생계형 범죄가 잇따르고 자살하

사람들도 늘었다. 이 시기에 한 가수가 부른 이 노래가 발표되며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용기를 주고 가족들과 결속하게 되고 어려움을 극복해 보려는 노력

 들이 일어났다. 당시 이 슬프고도 결의에 찬 가사는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신문과 TV 뉴스에서 소개 되었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무섭고도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함께

  모여 자살을 하는가 하면 "세상이 살기 싫다"며 자기가 살던 고시원에 불을 지르고 아무

 죄없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논현동 고시원 방화사건'으로 알려진 그 끔찍한

 사건에서 여성 사망자가 세 명이나 있었는데 그 중 두 사람이 중국 동포였는데 고향에

 가족을 두고온 어머니들이었다. 사망한 이월자(50)씨의 언니 이정인(57)씨는

 "하루에 3시간만 자며 일해 월 150만원을 벌었다"며

 '한국에서 부지런히 벌어 딸이랑 집을 사서 함께 사는게 소원이었는데 불쌍해서 어떡해"

라며 오열했다. 한편 이월자씨의 경우 사건 당시 전신, 전면에 화상을 입은 상태에서

 온 몸이 칼에 20-30군데에 걸쳐 찔린 상처로 보아 끝까지 저항하면서 살기위해 몸부림

쳤던 것으로 추측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더하게 한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먼곳에 와서

 억울한 죽음을 당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가해자인 정(39)씨는 "어릴적부터 핍박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했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많이 당했다"고 하며 밀린 고시원 임대료, 휴대폰 미납 요금 등 경제적인

 압박도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정씨가 아무리 힘들었다해도 하루 3시간만

 자며 일한 중국동포 아주머니보다 더 힘들었을까? 그의 상황과 그의 마음의 상처를

 알 수 없으니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아리헨티나 청년처럼 자기의 어머니를

 한번만 더 돌아보았으면 또 다른 생각을 가질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을 해 본다.

 

 Posted by 남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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