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즐기는 방법
한강을 즐기는 방법
저의 아침 산책로를 따라가 보실래요?
여기는 이수사거리에서 반포방향으로 건너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나오는지하철 4호선 동작역 입구입니다. 오솔길 앞에 안내 팻말이 있어요.
길이 너무 좋습니다. 이른 봄에는 벚꽃이 곱고 오월이면 아카시아 향기 가득하지요.
가을인 지금은 밤나무에서 밤이 툭툭 떨어집니다.
동작역입구, 구반포아파트 옆에 자전거 보관대가 있어요.
산책이나 조깅하는 사람들은 타고 온 자전거를 여기에 묶어놓고
한강공원으로 갑니다. 도난 당하는 일은 거의 없답니다.
너무 비싼 자전거는 타고 가세요.
공연히 잃어버리면 제가 미안할 거예요.
이 날은 오솔길에서 이어지는 진입로가 공사중이어서 고생을 하시네요.
아휴~ 무거워 보입니다
동작역 육교 벽에 몇년전부터 이렇게 사랑을 고백하는 낙서가 있어요.
칙칙한 회색 벽보다는 이렇게 큼지막한 '사랑고백' 낙서가 과히 밉지 않네요.
예쁜 벽화를 그려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동작역 입구 오솔길에서 한강공원 진입로로 내려오면
안내판이 보입니다. 저는 여기서 시작해서 반포쪽으로 가는 겁니다.
한강공원 반포지구는 반포대교와 동작대교 사이 강변 남단에 위치해 있으며
길이는 6.4km입니다. 반포아파트단지, 고속터미널이 부근에 있고
서초구와 동작구에 인접해 있습니다.
안내판 바로 옆에 풀밭이 있는데 그곳에 나팔꽃이 많습니다.
지난번 사진에서 실수로 빛이 들어갔는데 오늘은 제대로
꽃색깔이 잘 나왔네요. 보라색 나팔꽃이 너무 고와요.
"햇님이 방긋 웃는 이른 아침에
나팔꽃 아가씨 나팔 불어요"
즐거운 동요가 생각납니다. 예뻐요. 정말 곱습니다.
분홍색 나팔꽃은 세 송이 밖에 없었어요.
한 송이는 시들었구요, 한 송이는 너무 멀리 있어서
외로이 혼자 있는 분홍색 나팔꽃을 찍었습니다.
온 가족이 한강으로 나들이 왔군요.
아빠의 배낭속엔 맛있는 김밥이 들어 있을까요? 너무 행복해 보였어요.
앞 모습을 찍고 싶었는데 용기가 없어서 뒤에서 살짝 찍었습니다.
그래도 즐겁고 설레는 느낌이 묻어나지요?
아빠의 여유로운 걸음, 엄마의 씩씩하고 만족감 배어나는 걸음,
아이들의 행복하고 호기심 넘쳐나는 자세. 아~ 행복 그 자체입니다.
이정표 앞에서 어느 쪽으로 갈지 결정해야 합니다. 저는 서래섬 방향으로 갑니다.
서래섬은 둔치 중간 지점에 있는 인공섬입니다.
서래섬은 곳곳에 의자가 놓여져 있고 수양버들이 드리워져 운치가 있으며
섬을 들러싸고 산책로가 조성되어
연인들의 산책로로 환영받고 있지요.
서래섬까지 가는 동안 오른쪽으로는 풀밭이고 왼쪽으로는 한강변이지요
풀밭에서는 야생화를 가끔 볼 수 있는데 종류가 많지는 않아요.
가을에도 흰나비가 있나요? 저는 처음 보았어요.
흰나비를 카메라에 담고 싶어서 한참을 서 있었는데
어쩜 그렇게 쉬임없이 팔랑대는지 촬영하기가 몹시 힘들던데요.
공원입구와 서래섬 사이 중간쯤에 모터보트 선착장이 있습니다.
데이트 온 연인들은 이곳에서 대여해서 모터보트를 즐깁니다.
하얀 모터보트가 아름다워서 찍어 보았습니다.
저는 한강 가까이에서 오래 살았어도 아직 타보지 못했답니다.
서래섬으로 가는 길에 긴 담이 이어집니다. 이 담 위쪽은 88 도로예요.
앞에 달려가는 사람들은 30대 후반 부부로 보였는데 너무 멋졌습니다.
" 두 분 참 멋지세요!"
용기를 내서 인사했더니 활짝 웃으며 답례하고 쑥스러워 하셨어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도 모두 이 담 아래 길로 달립니다.
담 옆이 그늘이어서 달리기도 자전거타기도 이쪽에서 많이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만 질서를 지키기 때문에 부딪치거나
작은 접촉도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어느곳에 가던지 화장실이 꼭 필요하지요.
간이 화장실이지만 매우 청결하답니다.
화장실이 세 칸인데 깨끗했습니다. 물 잘 내려가고 변기도 반짝 반짝 했어요.
예전에 냄새나고 불결했던 걸 생각하면 어찌나 신기한지 너무나 좋았습니다.
실내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고 은은한 향기가 풍기더군요
비누, 화장지, 깨끗한 거울 등 모든게 청결했습니다.
아침에 이렇게 깨끗한데 만약에 더러운 화장실을 보셨다면
그건 아마 사용자들이 함부로 사용했기 때문일 거예요.
긴 담이 끝나는 서래섬 중앙에 있는 편의시설입니다.
이곳은 자전거를 대여하는 곳이예요.
한 시간에 3,000원, 두 대를 빌리면 5,000원이랍니다.
운동하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모두 이 매점에 들러서
쉬기도 하고 커피나 생수, 컵라면 등을 먹습니다.
몇년전 가을에 약간 서늘한 날 이곳에 와서 컵라면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이날 저는 커피를 마셨어요. 아주머니가 직접 타 주셨는데
500원 받더군요. 요즘 자판기 커피도 400원하니까 매우 싼 거에요.
아기와 함께 오면 안거나 업고 다니기 너무 힘들지요.
미리 전화하시면 유모차와 휠체어를 빌려 준답니다.
서래섬 중간 지점 강둑위에 자전거 한쌍이 나란히 버드나무에 기대어 있었습니다.
먼곳에서 보고 가까이 다가 갈수록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정다웠습니다.
이 한쌍의 자전거 주인은 누구일지 궁금했습니다.
강 둑 아래로 살금살금 내려가 보았지요.
다정한 연인, 멋진 황혼의 연인이었습니다.
다정한 부부, 멋진 황혼의 부부였습니다.
다정한 친구 멋진 황혼의 친구였습니다.
저는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연인, 친구, 부부?
두 사람이 똑같은 옷을 입고 스카프를 멋지게 머리에 두른것까지
똑같았습니다. 두분 모두 칠십대 초반 정도로 보였습니다.
먼 길을 달려와 자전거를 세워 두고 강둑 아래로 내려와 쉬면서
서로 땀을 닦아 주시고 맛있는 간식을 드시고 있었습니다.
아름답고 행복한 광경이었습니다.
두분의 사진을 가까이서 찍고 싶었는데 전 도무지 숫기가 없어서
가까이 가질 못하고 멀리서 그것도 남자분의 등만 찍었네요.
한강에서 제일 여유있고 행복해 보이고 부러웠던 사람입니다.
경치 좋은 자리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고기가 잡히든 말든 누가 보든 말든
편한 자세로 간이의자에 기대어 강물을 바라보며 졸다가 잠자다가 하시는데
아웅~ 부러웠어요. 저도 이렇게 해보고 싶었습니다.
신선이 따로 없어요. 낚싯대를 다섯대나 세워두고 계시네요.
좋은 자리가 많기 때문에 낚시하기에 그렇게 비좁지는 않을 겁니다.
한강에서도 이곳 서래섬 주변 샛강에는 붕어와 잉어가 잘 잡힌답니다.
떡밥과 어분낚시 행위는 금지되고 있으며 이용 안내는,
반포지구 사무소로 하세요.< 02-3780-0542>
이 도로가 자전거 전용도로입니다. 자전거 전용 7.2km,
자동차 겸용 5.1km까지 총 길이 12.3km입니다.
여의도에서 출발해 반포를 거쳐 잘실까지 갔다 오는 코스로
자전거 애호가들의 사랑받는 코스입니다.
한강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가족은 소풍을 가면 좋구요
운동하는 사람들은 자전거타기, 인라인스케이트타기, 달리기, 걷기 등을 할 수 있고
서래섬에서 좀더 올라가면 각종 체육시설이 있습니다.
운동시설은 축구장 2, 배구장 4, 농구장 6, 베드민턴장이 두 곳 있습니다.
이용안내는 3780-0541~3 반포지구사무소로 하시면 됩니다.
운동도 싫고 낚시도 싫은 사람은 저처럼 슬슬 걸으며 사진도 찍고
강물도 보고 다양하게 한강을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지요.
이 사진에 보면 기둥이 많지요? 서래섬을 밝히는 외등입니다.
밤에 오셔도 환해서 한강을 즐기기에 전혀 문제될 게 없지요.
서래섬에서 좀더 올라가면 새로 만든 분수대에서 분수쇼도 한답니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까 마라톤대회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평소 달리기 하셨던 분들은 한번 도전해 보세요. 10월 12일입니다.
참가신청은 여기로 하시구요.
한강공원은 현재 새 단장 중입니다.
거의 마무리 단계이기 때문에 현재 한강을 즐기기에는 큰 불편이 없습니다.
이 공사가 완료되면 더욱 멋지고 아름다운 한강을 보게 되겠지요?
2009년 4월에 공사가 완료 된답니다.
반포지구 한강공원으로 지하철을 타고 오시려면 지하철 3, 7호선은
고속터미널역에 내려서 5번 출구에서 800m 지점,
지하철 4호선은 동작역에서 반포아파트 방향으로 나오면 900m지점입니다.
한강을 즐기는 사람들의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을 살펴 보았습니다.
한강에서 좀 멀리 떨어져 살고 계셔도 지하철을 타면 어디에서든
한강공원으로 쉽게 오실수 있겠지요. 한강을 즐겨주세요.
훨씬 행복해지실 겁니다.
Posted by namhanriver 2008.09.23